2022년 회고

chrisjune
7 min readDec 31, 2022

올 한해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들을 공유합니다.

Welcome 2023

올 한해 개인의 나

아빠되기

아기를 신앙으로 잘 양육하기 위해 성경통독을 하였습니다. 약 반년에 걸쳐 1독을 하였습니다. 항상 부분적으로 알던 말씀을 전체적인 흐름과 역사에 기반하여 조망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매년 연초마다 계획하지만 잘 지키지 못했었는데, 23년에는 지킬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시원이를 위하여 저 자신이 하나님과 예수님의 뜻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자기 계발은 개발자로서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였고, 소홀하게 될 때면 많은 자책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개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아기가 생기고 자기 계발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에 시간 계획을 할 땐 자기 계발할 시간을 잡고 나머지들을 배치했다면, 이젠 자투리 시간에 잠깐씩 공부하게 됩니다. 그래도 아쉽거나 시간이 아깝지 않으며 소중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를 배우게 된 한해였습니다.

인문학책 읽기

개발 서적에서 시야를 넓히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개발 서적 밖에 안 보게 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명지대 교수인 김익한 교수님이 정리한 추천 도서 100권 리스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핵심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선정된 책들입니다. 분야별로 책을 모아 읽으니 첫 번째는 지식으로 풍부하게 사유하게 되었습니다. 한 주제로 여러 책을 읽다 보니 생각이 조금은 깊어진 느낌이 듭니다. 두 번째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속 읽기를 많이 고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 큰 줄기에서 흐름을 보지 못하고 항상 작은 물줄기만 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책의 핵심이 머리에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이런 습관을 고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헬스 시작

운동이 제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큰 방법인 걸 알게 된 것이 올 한해 큰 수확입니다. 업무 특성상 하루 종일 몸을 책상 앞에 굽히고 손가락과 머리만 쓰다 보니, 오히려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진것을 느낍니다. 운동할 땐 몸이 지치는데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게 너무 신기합니다. 또한 요즘 들어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어 덤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 마지막 분기부터 피티를 시작하였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확실히 운동 효과가 크고 체감이 되니 운동에 재미가 많이 붙었습니다. 쉐이크 흔드는 모습으로 와이프를 놀려주는 것도 한 재미 합니다.

올 한해 개발자의 나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 예약하기 프로젝트

올 한해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프로젝트입니다. 설계부터 서비스 서빙까지 약 반년이나 걸렸던 프로젝트입니다. 29CM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한 적이 처음이었고, 아마 이후에도 이런 큰 규모는 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우며 성장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았습니다. 올해 많은 업무를 하였지만, 그중에서 예약하기 프로젝트는 빡빡한 일정과 주어진 요구사항들 속에서 끊임없이 trade-off를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키텍처와 언어를 도입하였고 이를 손에 익을 정도로 의도된 수련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일정 산정은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느껴집니다. 개발이란 게 항상 주어진 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운영을 병행하면서 하게 되면 항상 처음 계획과 많이 달라질 때가 종종 생기게 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문과 결제 도메인 운영을 진행해야 해서 일정이 점점 밀렸습니다. 프로젝트 후반에는 DND(Do Not Disturb)시간을 정하고 운영 업무는 별도의 시간에 집중적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개발 분량이 방대하다 보니 초기에 업무 파악되지 않아 “뭐 대충 이거 API 요렇게 찍어내고 연동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했던 오판이 많이 컸습니다. 게다가 프로젝트 중간 스쿼드 개편이 되면서 오픈 일정이 고정되어 그전까지 프로젝트 마무리를 위하여 스퍼트하였습니다. 큰 프로젝트일수록 일정 산정이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 일정 산정을 위해 업무를 상세하게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고민을 깊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 아쉬웠습니다. 지금까지는 “우선 해볼게요” 외치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일을 많이 하였습니다. 단기 작업이 필요한 경우엔 오히려 집중되어 성과를 낼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 이상이 걸리는 프로젝트에서는 일감에 대해 현실적인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결정된 사항에서 최선을 다해 책임을 지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일단 짜고 보자는 순간 코드 생명주기가 짧아지고 잦은 버그로 인해 시간을 오히려 더 소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었나? — 집중과 휴식의 루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재택기간이 길어지며 일과 휴식의 분리가 잘 안될 때가 많았고, 이를 개선하고자 업무-휴식 인터벌을 하려고 부단히 많은 시도를 하였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다이어리 작성은 기본이고, 엑셀에 분 단위 타임테이블도 만들어보고, 타임 타이머도 써보고, 45분 집중 — 15분 휴식 등등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하루 동안 업무를 마칠 때까지 지키거나 완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일에 집중하다 보면 휴식 타이밍을 놓치고, 이게 반복되면 결국 퇴근하고 나서 파절이가되어 다음날에도 영향을 주게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업무 중 집중도가 떨어지고 능률이 떨어지는 게 체감이 되었습니다. 딥워크라는 책을 읽으며 업무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칼 뉴포트는 간단한 메모지에 30분 단위로 타임 블록으로 일정을 크게 관리하였고 이를 따라 했지만 그대로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23년에는 제게 맞는 방법을 꼭 찾기를 바랍니다.

2023년 개인의 나

개인의 나

첫 번째로 아기와 잘 놀아주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주중에는 일에 집중하고 짬 내서 운동하고 나면 아기와 보내는 시간은 많아야 저녁에 한두 시간뿐입니다. 그 또한 잘 시간이라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벌써 많이 미안합니다. 주말에는 많은 시간을 아이와 놀아주고 교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아기에게 본이 되는 아빠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기에게 핸드폰 대신 책보라고 잔소리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기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아이 앞에서 휴대폰 하지 않고 책 읽는 모습으로 아이에게 바라는 모습을 먼저 행하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 거창하게 새로운 목표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잘하는 것들의 횟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중 운동 횟수를 3회에서 5회로 늘리기, 지난해 했던 성경 통독 한번 더하기, 인문학 서적 더 많이 읽기를 꼽았습니다.

개발자인 나

첫 번째로 2023년에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오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2년 9월부터 시작하여 벌써 구성원이 6명이나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MVP를 선정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고, 이제 디자인과 개발하는 과정에 이르렀습니다. 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타겟 사용자들에게 비즈니스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꼭 만들어 제공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백엔드 엔지니어에서 추천 엔지니어로 직무를 전환하려고 합니다. 29CM에서 4년 반 넘게 일하며 많은 부분이 익숙하여졌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1월부터 새로운 직무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엔지니어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직무 명보다 지금까지 경험한 백엔드 엔지니어링 경험과 도메인 지식 기반으로 추천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가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보람을 느끼고 싶습니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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